노래다운어플 [에디터의 창]그저 내어주지는 마시오! 되돌릴 수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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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민종 작성일25-08-25 08:02 조회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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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어느 날 우린 <경향포럼> 준비차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로 달려갔다. 구글, 애플, 테슬라 같은 선구자들이 즐비한 현장에서 대체 4차 산업혁명이 뭔지, 그 단초라도 엿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거기서도 4차 산업혁명은 여전히 ‘봄날 아지랑이’처럼 보일 듯 말 듯 했다. 왜 그랬을까. 우리 렌즈가 비뚤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거기선 누굴 만나든 줄곧 들리는 단어가 따로 있었다. 바로 ‘인공지능(AI)’이었다. 우린 그때까지도 그걸 그냥 4차 산업혁명의 한 부품 정도로 여겼다. 심지어 지금은 ‘AI의 본진’이 된 엔비디아 본사도 찾아갔지만, 그땐 실체를 알아채긴 일렀고, 지극히 무지했다.
우린 자율주행차니 휴머노이드니 하는 드러난 ‘겉모습’에 꽂혀 있었다. 지극히 하드웨어적인 사고방식의 한계다. 그걸 가능케 하는 본질인 AI를 제대로 간파하지 못했다.
뒤돌아보면 어제오늘이 아니다. 2009년을 전후한 스마트 혁명 때도 비싼 수업료를 톡톡히 치렀다. 스마트폰 같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그걸 구동케 하는 운영체제(OS), 즉 소프트웨어의 힘에 짓눌리지 않았던가. 구글 안드로이드, 애플 iOS에 휘둘렸듯 이번에는 또 AI에 주도권을 빼앗겨 끌려다니지나 않을지 걱정이 앞선다. 이번엔 네이버, LG 등이 일찌감치 분투하고 있으나 까딱하다간 ‘미제 AI’에 또 지배당할 수 있다.
정부 대책이라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개를 확보해주겠다”는 숫자놀음 위주 같다. 비교컨대,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모범해법을 보여줬다. 미국의 반도체 수출통제 아래 고성능 GPU 없이도 챗GPT에 버금가는 AI 추론모델 ‘R1’을 내놨다.
이런 딥시크 충격의 본질을 잘 간파해야 한다. 핵심은 하드웨어 장비 숫자나 크기가 아니다. 외양만 좇다간 AI 시대엔 지붕 위에 올라선 ‘두 마리 닭’(미·중)을 올려다만 봐야 할 수도 있다.
최근 5000 대 1 축척의 고정밀 한국 지도를 구글 등 해외 기업에 반출할지로 여론이 뜨겁다. 국가안보나, 국내 관련 기업들 충격을 걱정하면 마땅히 반대할 일이다.
2009년 8월 한국토지공사 산하 토지박물관이 일제의 항일의병 진압작전(1907~1909년 즈음)을 기록한 <진중일지(陣中日誌)>를 공개한 적 있다. 이 문서에는 5만 대 1 축척의 당시로선 ‘고정밀 지도’ 25장이 첨부돼 있다. 앞서 약 30년 전부터 몰래 조선 측량에 나선 일제는 바위가 어디 있는지까지 지형지물을 표기했고, 이를 토대로 의병을 토끼몰이해 토벌하고 말았다. 위기 때는 지리정보에 국민의 목숨이 왔다 갔다 한다.
그러나 ‘국부 유출’ ‘데이터 주권’ 같은 애국심에만 호소해선 일을 그르칠 위험도 따른다. 길게 볼 때, 산업 활성화와 신기술 도입을 가로막지 않는 게 결국엔 더 이로운 것은 아닌지 짚어보자.
구글, 애플 등이 고도화된 지리정보 관련 자율주행이나 드론배송 같은 서비스를 할 경우 국내 스타트업·벤처 등에 기회의 장이 열릴 수 있을 것인가 따져야 한다. “아직 우버 같은 서비스도 제대로 안 되고, 일본이 아니라 우리가 갈라파고스화를 걱정해야 할 판”이라고 하는 소비자들 비판이 적잖다.
국내 산업 보호가 네이버나 카카오, 티맵 같은 일부 ‘대기업 지갑 지키기’로 변질돼서도 안 된다. 이번 이재명 정부의 요직에 네이버 출신들이 더러 있어 유념할 부분이다.
이번 논란은 간단하다. ‘국가적 비용’과 ‘사회적 편익’을 비교, 형량하면 된다. 다음주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논의될 수도 있다. 우리도 마땅히 굵직한 걸 챙겨야 한다.
<미스터 션샤인>의 유진 초이는 “빼앗기면 되찾을 수 있으나 내어주면 되돌릴 수 없으니, 빼앗길지언정 내어주지는 마시오”라고 했다. 그저 내어줘선 안 된다. 여차하면 되돌리는 조건을 꼭 내걸기 바란다. ‘최소한의 예의’, 즉 지도 서버를 국내에 두는 등 구글 측의 투자나 세금 납부 등을 선결조건으로 세워야겠다.
그럼에도 관성적 애국심 타령이나 ‘국산 장려운동’은 스스로를 우물 안에 가두는 격일 수 있다. ‘국부’는 시민들이 최대한, 제대로 향유해야 참가치가 있는 법이다.
제8회 경향뮤지컬콩쿠르 대상과 부문별 최우수상 등 수상자들 및 경연 참가자들이 23일 서울 강동구 호원아트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김석종 경향신문사 사장 및 심사위원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찍고 있다. 문재원 기자
A씨는 유명 패션플랫폼에서 38만6000원을 주고 의류를 구입했다. 배송받은 제품이 처음 생각했던 것과 달라 반품을 요청했으나 판매자는 반품 가능 기한인 5일이 경과됐다며 거부했다.
B씨는 인기 패션플랫폼에서 구두 한 켤레를 33만6000원에 샀다. 배송된 제품을 신어보니 사이즈가 맞지 않았고 반품을 요청했지만 주문제작 제품이라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의류와 가방 등 제품 비교가 쉽고 구매가 간편해 20~30대가 많이 찾는 유명 패션플랫폼에서 소비자 불만이 크게 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더블유컨셉코리아, 무신사, 에이블리코퍼레이션, 카카오스타일 등 4개 패션플랫폼에서 최근 3년간 접수된 피해구제 신청이 총 1650건에 달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들 플랫폼의 피해 건수는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278건에서 2023년 443건으로 59.4% 늘었고 지난해에는 592건으로 전년보다 33.6% 증가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 피해구제 신청 건수는 337건으로 전년 동기(258건) 대비 30.6% 늘었다. 젊은층이 자주 이용하는 패션플랫폼인 만큼 20∼30대의 피해구제 신청이 82.2%를 차지했다.
4개 플랫폼 중 피해구제 신청이 가장 많은 곳은 에이블리코퍼레이션(33.9%·560건)이었고, 무신사(29.0%·478건)와 카카오스타일(25.2%·415건)이 그 뒤를 이었다.
피해구제 신청 이유로는 ‘청약 철회’와 관련한 불만이 48.4%(799건)로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이어 ‘품질’(569건) 문제와 ‘계약 불이행’(127건) 등의 순이었다. 청약 철회는 소비자가 상품이나 서비스를 계약한 뒤 일정 기간 내 구매 의사를 철회하고 환불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사업자별로 보면 에이블리코퍼레이션과 카카오스타일은 ‘청약 철회’ 피해가 가장 많았고, 무신사와 더블유컨셉코리아는 ‘품질’ 불만이 최다였다.
소비자원은 패션플랫폼이나 온라인 쇼핑몰 이용 시 피해 예방을 위해 제품 구매 전에 거래 조건을 꼼꼼히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또 현금보다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분쟁 발생에 대비해 증빙서류를 보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제품을 받은 뒤에는 하자 여부를 면밀히 점검하고 반품 전에는 제품 손상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에 대한 2030 세대의 인식을 두고 한국 사회의 평가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한쪽에서는 과거사에 얽매이지 않고 한일관계를 긍정적으로 이끌 ‘미래 세대’로 칭찬합니다.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이해 없이 ‘극우적 시각에 물든 세대’라고 비판하는데요.
경향신문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한국의 다음 80년을 이끌어갈 2030세대가 일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대일관’을 대해부해봤습니다. 오늘 에디터픽에서는 경향신문 기획 기사 ‘기억을 역사로’를 독자님들께 소개해드릴게요.
경향신문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7월30~31일, 전국 만 18~39세 성인남녀 538명을 대상으로 일본에 대한 인식조사를 했는데요. 2030세대 10명 중 7명(67.7%)은 일본과의 과거사 문제에 관심이 있고 10명 중 8명(83.6%)은 일본과 과거사 문제에 대한 역사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0명 중 6명(58.1%)은 일본에 호감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다만 일본에 대한 호감도는 성별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렸습니다. 20대 남성 73.8%가 일본에 ‘호감’을 보인 반면 30대 여성은 63.4%는 ‘비호감’을 느낀다고 응답했는데요.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가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2030세대는 서로 완전히 다른 세계에 사는 다른 나라 사람들”이라고 평가할 정도입니다.
이는 ‘일본을 바라볼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무엇이 생각나느냐는 질문에 2030 남성이 가장 많이 답한 것은 애니메이션, 드라마, J-POP 등 ‘일본 문화’(25.9%)였습니다. 반면, 2030 여성이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 등 ‘역사문제’(37.6%)였어요. 이는 남성은 주로 ‘개인의 문화적 경험’을 기준으로 일본을 판단하는 반면, 여성은 ‘공동체의 역사적 경험’을 더 중요한 잣대로 삼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10명 중 6명은 일본 문화를 즐기면서도 일본 정부의 태도를 비판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일본 문화·제품을 즐기는 것’과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태도를 비판하는 것’이 양립 가능하느냐는 물음에 전체 응답자의 66.3%가 ‘가능하다’고 답했어요. 2030세대는 이재명 정부가 가장 우선으로 해야할 대일정책으로 ‘역사문제 해결’(44.2%)을 꼽았습니다.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는 2030 세대가 일본에 대한 개인적 ‘감정’과 국가 간 ‘문제’를 분리하는 뉴 노멀 세대라는 점을 잘 보여줍니다. 손열 동아시아연구원(EAI) 원장은 “기성세대의 일본관이 과거 식민지배에 대한 반감과 경제력 차이에서 오는 열등감이 공존하는 자기분열적 성격을 띠었다면, 2030 세대의 일본관에선 이러한 것들이 보이지 않는다”며 “이들 세대에게 일본은 좋은 것은 좋다, 싫은 것은 싫다고 말할 수 있는 수많은 나라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우려되는 것은 일본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진 대신 학생들이 유튜브, 커뮤니티 등을 통해 일제 식민지 시기가 한국 근대화에 기여했다는 식의 뉴라이트 역사관에 노출될 확률도 커졌다는 점입니다. 경향신문이 세 명의 역사교사를 만나 학생들의 역사관에 관해 물었는데요. 박미라 초월고 교사는 “역사에 관심이 많은 아이들 중 <반일 종족주의> 같은 책을 빨리 접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논리가 반페미니즘과 맞물리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왜곡으로까지 확대되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경고합니다.
이경훈 화홍고 교사는 “그들(뉴라이트 인사)이 말하는 사실이라는 게 일본군 위안부가 미얀마에서 돈을 많이 벌었다는 식의 주장인데 ‘군표’라는 사실상 현금화가 불가능한 화폐로 지급됐고, 현지 물가 등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진짜 ‘사실’은 말하지 않는다”며 “아이들은 서울대 출신 교수가 주장하니 믿을 만한 주장으로 받아들인다. 자극적이고 재밌는 유튜브 영상으로 본 역사를 그대로 믿어버리는 식”이라고 말합니다. 이재호 백운중 교사는 “놀이처럼 역사 부정이 소비되는 경향도 있다”며 “일종의 밈처럼 확산하는 역사 지식을 게임이나 커뮤니티 등에서 획득하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합니다.
역사교사들은 입을 모아 가짜뉴스와 왜곡된 사실을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경훈 교사는 “유튜브, 인공지능(AI) 등이 발전하면서 가짜뉴스와 왜곡된 정보가 넘쳐나는 게 걱정”이라고 했는데요. 이 교사는 “과거사를 교묘하게 비틀어서 역사로 믿게 만드는 기술이 점점 발전하고 있다. 수업해보면 학생들은 미디어, 온라인에서 접하는 역사도 사실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며 가짜뉴스 분별력을 길러줘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또한 역사 왜곡 콘텐츠를 삭제하는 등 청소년들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유튜브 등 플랫폼을 규제하는 것도 중요할 겁니다.
저서 <광장 이후>에서 12·3 불법계엄 이후 극우 파시즘 현상을 분석한 신진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에 따르면, 계엄 이후 극우 성향의 유튜브가 급증했다는데요. 특히 젊은 친일 극우 유튜버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를테면 ‘대보짱’(구독자 91만명)과 ‘키바룬’(구독자 76만명)이라는 유튜버는 한국인이지만 일본어로 방송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을 옹호하고 한국의 반일 정서를 비판하는 내용의 영상을 올리는데, 이 같은 콘텐츠를 구독하는 20대 남성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해요.
사회에서 특정 집단을 혐오하고 배제하려는 사람들. 우리는 이들을 ‘극우’라고 정의합니다. 이들이 실제로 물리적 폭력을 가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어요. 지난 1월 서울서부지법 폭력 사태는 청년 극우화 현상이 더는 ‘남의 일’이 아님을 보여줬습니다. 당시 체포된 현행범 중 90%는 남성이고, 절반 가량은 20~30대였습니다.
<누가 한국의 극우인가? 한국 극우의 특징과 정치적 함의> 논문을 쓴 황인정 성균관대 좋은민주주의연구센터 전임연구원은 계엄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이 극우 세력에 힘을 실어주면서 극우가 더욱 득세하게 되었다고 분석합니다. 그는 “과거 비주류로 여겨졌던 이들이 주류 정치권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고 이를 통해 수익까지 얻으면서 극우적 메시지가 공고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불법계엄 이후 더욱 커진 극우화 흐름, 제대로 된 역사교육으로 끊어내지 않으면 극우정당 ‘독일대안당(Afd)’이 제2당이 된 독일처럼 되는 건 시간문제일 겁니다.
“하나를 보더라도 입체적으로” 경향신문 뉴스레터 <점선면>의 슬로건입니다. 독자들이 생각해볼 만한 이슈를 점(사실), 선(맥락), 면(관점)으로 분석해 입체적으로 보여드립니다. 매일(월~금) 오전 7시 하루 10분 <점선면>을 읽으면서 ‘생각의 근육’을 키워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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